“이 상황에서도 웃음이 나오냐? 아리야!”

내 부름에 아리가 앵무새 모습으로 변한 채 공중에서 다급하게 내려왔다.

“엉망이군. 남은 마력은 치료에 쓰도록 하지.”

혜나의 모습을 본 아리가 이를 악물고 그녀의 몸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아리의 연두빛 마력이 혜나를 감싸자 빠른 속도로 온몸에 있던 흉터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으음.”

조금씩 안색이 편해지는 모습을 보며 안도하려는 중에 갑자기 아리가 치유를 멈추고 힘없이 바닥에 쓰러졌다.

“으윽. 제길. 마력 고갈······.”

“응? 벌써?”

“방벽······깨는데 너무······.”

마력 고갈로 인한 무력감으로 인해 말도 제대로 꺼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까 물약을 먹어서 더 먹어도 효과가 없는 상태일 것이다.

아직 제대로 치유가 되지는 않았는지 혜나는 힘겹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뒤에서 아직 살아있는지 오크 주술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크으. 족장님. 제 목숨을 바쳐······.”

갑자기 오크 주술사의 몸에서 하얀빛이 쏟아져 나오고 마법진을 따라 흘러갔다.

다시 재활성이라도 된 듯 바닥이 흘리기 시작하더니 마법진을 떠돌던 마력이 코어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졌다.

쩌저적!

몬스터 코어가 금이 가기 시작하고 그 틈에서 붉은색의 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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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음과 함께 몬스터 코어가 터져나가며 새어 나오던 붉은빛이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

“대체 무슨 짓을!”

오크 주술사를 향해 소리쳤지만 마치 미이라처럼 말라비틀어져 죽어있는 상태였다.

일단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혜나와 아리를 들고 바깥으로 달렸다.

적당히 거리를 두고 돌아보니 빛은 반구 형태로 퍼져나가다 마법진을 뒤덮으며 멈췄다.